모두를 위한 해양 리터러시

우리가 원하는 바다에 필요한 과학

초록바다거북이 ⓒ Roberto Costa Pinto [CC BY-SA 4.0] (수온 및 기온의 상승은 다양한 방식으로 바다 생태계를 교란한다. 대부분의 파충류는 알을 품을 때의 온도에 따라 성별이 결정된다. 바다거북의 경우에는 30도 이상이면 암컷이, 20도 정도이면 수컷이 태어나며, 그 사이 온도에서는 암수가 섞여 태어난다. 한 연구에 따르면 호주 대보초(Great Barrier Reef) 북부에서 갓 부화한 초록바다거북 중 99.8%가 암컷이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이 크다고 추정하며, 이렇게 불균형한 성비는 바다거북 개체군에 즉각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출처: Jensen MP, Allen CD, Eguchi T, Bell IP, LaCasella EL, Hilton WA, Hof CAM, Dutton PH. Environmental Warming and Feminization of One of the Largest Sea Turtle Populations in the World. Curr Biol. 2018 Jan 8;28(1):154-159.e4. doi: 10.1016/j.cub.2017.11.057.)

수온상승

인간 활동에 의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누적된 대기 중의 열을 바다가 흡수하면서 바다가 더워지고 있다. 해양의 온난화는 표층뿐 아니라 심층에서도 일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해수와 해양 생태계 전체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온상승은 온도에 민감한 해양 생물의 생존에 악영향을 끼치며, 생물의 이동과 생식에도 영향을 주어 해양생물의 분포를 바꾸고 있다.. 수온상승은 표층 바다와 심층 바다의 순환을 교란할 수 있다. 이는 바다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주며, 기후와 어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수온상승의 원인과 정도

전세계 바다의 평균 수온은 점점 상승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에 갇힌 열의 대부분을 바다가 흡수하면서, 바다의 온도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전세계 바다의 표층 수온은 지난 100년간 10년마다 0.3도씩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특히 지난 30년 간 의 표층 수온은 신뢰도 높은 관측이 시작된 1880년 이후로 가장 높은 값을 보였다. 표층수뿐 아니라 심해수 또한 온난화로 인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970년 이후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로 인해 생겨난 열의 93% 이상이 바다로 흡수되었는데, 이 중 2/3은 표층에서, 1/3은 700m 아래에서 흡수된 것으로 추정된다. 바다가 이렇게 열을 흡수하여 대기의 온난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해 왔으나, 이로 인해 바다 환경이 크게 변화하면서 해양 생물들과 생태계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수온상승은 왜 문제인가? 1

수온상승은 산호 등 수온에 특히 민감한 해양 생물의 생존에 가장 먼저 위협을 끼친다. 또한 수온에 따라 번식하고 이동하는 여러 생물의 패턴에도 큰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바다거북의 일부 종은 온도에 따라 새로 태어나는 개체의 암수 비율이 정해지는데, 지속적인 수온 및 기온의 상승은 이들 개체군의 번식에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수온상승은 부영양화 등과 결합하여 바다의 산소를 고갈시키는 유해조류 대번식이 일어나는 빈도와 규모를 키울 수 있다. 또한 식중독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의 생장 기간이 길어지면서, 해양생물이 감염병에 걸릴 수 있으며, 인간이 날 것으로 섭취하는 굴과 패류를 통해 질병에 걸릴 확률도 증가한다.

전세계 바다 표면 평균 온도의 변화(1880-2020) 출처: EPA, Climate Change Indicators [https://www.epa.gov/climate-indicators/climate-change-indicators-sea-surface-temperature]

장기적으로 수온이 계속 상승하게 되면, 심층 바다에서 표층 바다로의 순환의 정도가 약해질 수 있다. 영양염이 풍부한 저층수가 표층에 공급되지 않으면 표층의 생물생산력이 감소하고, 이는 물고기 개체군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인간에 많은 식량을 공급하는 주요 어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에 표층에서 저층으로 공급되는 산소가 줄어들면 저층에 사는 동물들의 생존이 위협받게 된다. 기후 전체의 불안정성 또한 커지게 된다. 수온이 상승하면 대기 중 수증기의 양이 증가하게 되며, 폭우와 폭설의 위험이 커진다. 또한 수온의 증가로 인해 열대 폭풍의 경로 또한 바뀌게 된다. 이는 여름철 몬순과 같은 계절적 강수에 의존하는 지역에서 농작물이 자라는 시기에 가뭄이 지속되면 식량 공급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인간 사회에 큰 위험으로 다가온다. 바다 생태계 교란으로 인해 어획량이 줄어들고, 기후 변동으로 곡물 수확량이 감소하여 식량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더욱 강력해진 열대 폭풍 등의 극한 기후 이벤트로 인해 많은 피해가 생길 수 있다.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보건 문제 또한 발생할 수 있다.

ⓒ 유채원

수온상승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부근의 산불. 출처: Shutterstock

수온상승 또한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기후변화 대응과 비슷한 방향인 온실가스 저감과 적응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온실가스 저감은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당장 목표대로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바다에 누적된 열로 인해 해양생물들의 피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국제 사회 공통의 협력뿐 아니라, 해양생물들의 피해를 가능한 줄이려는 또다른 방안이 필요하다. 그 방안으로 대표적으로 어획이나 인간에 의한 해수 오염 등 다른 스트레스 요인을 줄이는 것 등이 있다.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에 어획압과 해수의 오염이 더해져 그 악영향이 증폭되기 때문이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