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해양 리터러시

우리가 원하는 바다에 필요한 과학

육지와 해저의 높이를 색으로 표시한 지도. 출처 Smith, W. H. F., and D. T. Sandwell, Global seafloor topography from satellite altimetry and ship depth soundings, Science, v. 277, p. 1957-1962, 26 Sept., 1997.

바다의 수직구조

바다는 육지에서부터 멀어지면서 점점 깊어진다. 육지를 둘러싼 수심 200미터까지의 얕고 완만한 경사를 가진 해저 지형을 대륙붕이라 부른다. 대륙붕을 벗어나면 갑자기 급격한 경사를 가진 지형이 나타나는데 이를 대륙사면이라 부른다. 대륙사면의 수심은 100~2000미터 정도이다. 대륙사면 아래에는 육지로부터 저탁류를 타고 흘러온 물질이 쌓이는 대륙대가 있다. 더 깊은 바다에는 해양판 위의 심해평원이 존재한다. 전체 해양 면적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심해평원은 평균 깊이가 3000~6000미터에 달한다. 마지막으로 대륙판과 해양판이 만나는 지점에는 깊은 구덩이인 해구가 존재한다. 가장 깊은 해구는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으로 그 깊이가 무려 10,920미터에 달해, 지구 상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 산(8,850미터)보다도 깊다. 바다의 평균 수심은 3,682미터로 평균 해발고도 850미터의 육지에 비해 깊다. 바닷물은 공기보다 빛을 흡수하는 성질이 커서 몇 백 미터만 내려가도 빛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된다. 해수면 대비 1% 이상의 빛이 들어와 광합성이 가능한 약 200미터까지의 영역을 유광층 혹은 표해수층이라 부른다. 이곳은 태양빛에 따라 온도 변화가 커서, 페르시아 만의 36도에서 북극해의 영하 2도까지 넓은 온도범위를 보인다. 그 아래는 빛이 적다는 의미의 박광층 혹은 황혼대(twillight zone)라고도 불리는 중심해수층이 존재한다. 200미터에서 1000미터 정도의 깊이에서 바닷물의 수온은 빠르게 떨어지고, 태양빛은 미약해서 아래에서 위를 올려보면 어렴풋이 물체의 윤곽만 보일 정도이다. 이곳에 사는 물고기들은 이런 이유로 눈이 커지고 위를 쳐다보는 각도를 가지고 있다. 이보다 더 깊은 바다는 아예 빛이 없어 무광층 혹은 심야대(midnight zone) 라고 불린다. 온도는 매우 일정해서 4도 정도를 유지하고, 수압이 엄청나며, 유기물질이 적어서 생명체는 희박하다.


바다의 깊이를 체감할 수 있는 웹사이트 [https://neal.fun/deep-sea/] ⓒ Neal Agarwal

바다의 세 층


위도와 깊이에 따른 온도의 변화. 출처 Wikipedia [CC BY 3.0]

앞서 살펴보았듯이 바다는 그 깊이에 따라 온도가 달라진다. 바다의 온도 차이와 내부의 여러 성질에 따라 바다는 크게 세 층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위는 표층 혹은 혼합층이라 불린다. 혼합층은 그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바람과 온도, 염도의 차이에 따른 밀도 차이로 인해 바닷물이 뒤섞이는 층을 말한다. 혼합층의 깊이는 위도와 계절에 따라 온도와 바람 세기로 인해 그 깊이가 달라지지만 보통 약 200미터 정도의 깊이를 가진다. 위도가 낮고 따뜻할수록 표층의 온도가 올라가고, 바람이 거셀수록 혼합층의 깊이가 깊어진다. 수면에서는 공기와 끊임없이 이산화탄소와 산소 등 여러 기체를 교환하는데, 이렇게 바닷물에 녹아든 기체는 혼합층을 통해 바다에 섞이게 된다. 혼합층 아래에는 수심이 증가할수록 수온이 감소하는 수온약층(thermocline)이 존재한다. 약층은 어떤 성질이 갑자기 변하는 층을 말하는데, 영어 cline 또한 연속적으로 성질이 변하는 층을 뜻하는 말이다. 수온이 감소하면 밀도가 증가하는데, 이를 밀도약층이라 부른다. 수온약층은 계절과 관계없이 존재하는 영구적 수온약층과 계절에 따라 생기는 계절적 수온약층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영구적 수온약층은 그 깊이가 약 1,000미터에 달한다. 수면이 뜨거워지는 여름에는 일시적으로 계절적 수온약층이 나타나기도 한다. 수온약층은 아래로 갈수록 밀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매우 안정하여 대류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그 아래 있는 심해층은 표층과의 직접적인 물질 에너지 교환이 일어나기 어렵다. 따라서 심해층은 매우 안정된 온도와 밀도를 가지고 있다.


출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바다이야기(개정판)